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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교육자의 수다 (2007년 4월 9일 (월) 세계일보)
  2007/04/17
  11649
성교육 연수가 있어서 여러 성교육자 선생님들과 함께 한 자리였다. 막간을 이용한 성교육자 특유의 뒷담이
이어져 나오고 있었다.

“있잖아, 저번에 성교육 연수가 있어서 생식성 교육 받고 화장실에 갔는데, 왜 그거 긴 막대기가 벽에 부착되어서
꽂혀있는 비누 있잖아. 손 닦으려고 그걸 쓱 안쪽에서부터 쓸어내리는데 기분이…꼭 왜 그런 비누가 많이 쓰면
크기도 좀 줄어가지고 딱!”

“어머. 진짜다. 정말 생각해 보니 그러네. 하루 종일 앉아서 성 얘기만 들어서 그래. 그러니까 다 성기랑 연관 되서
보이는 거야”

“난 이런 적 있다. 애들이랑 체험학습을 갔는데 옹달샘에서 개구리 알 관찰하는 게 있었어. 알이 부화해서
올챙이도 있구. 거기 선생님이 설명을 하다가 애들한테 질문을 하는 거야”

”자. 여기 알에서 새끼들이 나와 있는 것이 보이지요? 이게 뭐지요? 하는데, 글쎄 나도 모르게 입에서
‘정자’ 이러는 거 있지?”

“왠일이야..... 맞아. 올챙이 비슷한 것만 봐도 다 정자로 보여.”

비가 주적주적 내리고 날씨도 음침한 날이면 전화상담을 받는 선생님들의 역경이 시작된다.

“선생님, 저 고민이 있어서 전화 했는데요... 중학생이구요... 제가 자꾸 자위를.....선생님 자위를 많이 하면
어떻게 ....으으윽~ .”

전화로 상담을 하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다가 여선생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자위를 하는 학생들이 종종 있다.
결혼도 하지 않은 미혼 선생님이 이런 전화를 받았을 때는 전화 상담을 지속하는 것이 좀처럼 쉽지는 않다.

중학교 여자반을 성 전시실에서 교육하고 있을 때였다. 성장의 방에서 생식기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 한 여학생이
질문하기를 “ 선생님, 딸딸이 칠 때 나오는 좇물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거예요?”

하루에도 얼마나 성기의 이름을 들먹거리면서 음란선생(?)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야 하는지. 정말이지 가끔은
성교육을 하면서 이거 진짜 계속해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성폭력에 관한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들을 때면, 죄 없는 옆의 남자 동료를 다시 한 번 쳐다보게 된다.
아무리 믿을 만한 관계라 하더라도 남편 이외의 남자와 밤에 단둘이 있게 된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미소 짓고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머릿속에서는 끊임없는 생각의 바퀴를 돌리게 된다.

‘만약 이 상황에서 이 사람이 성폭력을 하고자 한다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하지...?’

성폭력 상담소에서 일하시는 선생님께서는 자주 오고가는 친척인데 그 집 아들하고 딸이 단둘이만 집안에
같이 있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까봐 얼마나 단단히 주의를 하시는지 모르겠다.

“둘이만 집에 있게 될까봐 내가 얼마나 마음을 졸이게 되는 줄 알아? 아무리 친척이라도 그렇지.
믿을 만한 사람이 어디 있어? 모르는 일이야. 무조건 조심해야 돼.”

성교육자로서 꿈꿔본다.

“만약 이 세상이 온통 부부만의 성관계로만 가득하다면 어떨까?”

온 세상에 부부만의 성관계만 존재한다면, 성폭력도 원조 교제도 성매매도 없어질 것이고, 애기 아빠를
평생 원망하며 아픔을 겪는 미혼모도 사라지게 되지 않을까?

온 세상에 부부만의 성관계만 존재한다면, 사랑한다는 이유로 성관계를 맺어놓고 무책임하게 버려지는
생명들도 없어지게 될 것이고, 성병도 AIDS도 결국에는 사라지게 되지 않을까?

온 세상에 부부만의 성관계만 존재한다면, 외도로 이혼을 하는 가정도 없어지게 되고, 말도 안 되는
성행위와 윤간(여럿이 하는 성관계)이 범람하는 음란물도 사라지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된다면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성에 대해 아마 이렇게 이해할 것이다.

‘성이란 아름다운거야.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고, 성관계는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것이며, 서로 책임지는
관계에서만 나누는 거야. 그리고 그 안에서 태어난 생명은 두 사람이 소중하게 사랑으로 기르는 거야’라고.

그런 세상 언제쯤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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